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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늘과 땅 사이에

사랑은 아지랑이 같은 것

시련과 좌절은

꿈인 양 침묵만이 흐른다

간밤에 그대는

내 곁에서 순간에 사라지고

그리움은 정녕

끝이 없는 애증의 연속인가

정처 없이 헤매며 칼날에 목숨을 건다

사랑과 미움은 모두 부질 없는 것

정처 없이 헤매며 칼날을 쫓아간다

사랑과 미움은 모두 부질없어라

제 16 화

모두 길을 비켜라

앞의 객잔에서 쉬도록 한다!

앞의 객잔에서 쉬도록 한다..

난 최성이다, 너흰 누구냐?

표물을 지켜라!

이번 내기에선 내가 이긴 것 같군

아직 승부가 안 났잖소

자신 있나?

물론이죠, 난 육소봉이니까요

정말 지겠군

내가 이겼네

지친 것 같은데 여기서
며칠 쉬도록 해

이 돈으론 와운루
종자 하나 못 사먹어요

물론 우리 종자는 단오 때마다
폐하께 헌납하는 명품이지만

-자네한텐 공짜로 주겠네
-하지만 가야 돼요

어딜 가는데? 또 은퇴할 건가?

-지상낙원에 갈 거예요
-어딘데?

바다의 끝이요

대형, 어떻게 됐소?

약 먹고 잠들었다

조금 나아졌지만 아직
말은 못하니 기다리시오

더이상 기다릴 수 없소

엽의원도 치료 못하면
살아날 가망이 없다

사흘 후면 수수께끼가 풀릴 거요

수천 만냥 보물과 표사
백 명이 감쪽같이 사라졌고

남은 건 최성 뿐이오

그러니 살려야지

조정의 은자를 운반하는
표차를 강탈하다니!

죽고 싶어 환장했군

못 찾으면 우리가 죽는다!

무림 9대방과 7대파는 물론이고

호송을 맡긴 태평왕부까지 연루될 거다

태평왕 세자 납시오

인사 올립니다

됐다, 단서는 찾았냐?

못 찾았습니다

못 찾아?

폐하가 진노하셨으니
40일 안에 보물을 찾아와라

안 그러면..

됐다, 최성은 어디 있느냐?

잘 보호해 두었습니다

최성!

여보, 여보...!

-분명 살아있었는데..
-어떻게 된 거냐?

모두 죽어버렸군

매우 얇은 쾌도로 단칼에 죽었습니다

죽은 지 반시진쯤 됐군요

우리가 떠난 직후군

그건 관심 없다, 흉수가 누구냐!

당직한 우리 36명은
아무도 못 봤습니다

첩자가 있군요

그럴 리가 없네, 그들은
십 수년간 날 따른 심복일세

최성은 형제고 홍주는..
아내 아닌가

그럼 투명인간이라도 된단 말인가?

처음이 아닙니다

물 속에서 암살된 장강의
수상비 상처도 이와 같고

철검산장 장주도 밀실에서
동일한 수법으로 암살 당했소

최고의 고수를 죽이다니
대단한 놈이군

게다가 형체도 없으니..

형체가 있건 없건
반드시 찾아 낼 거다

어떻게요?

도움을 청해야지

한 발 늦었소, 이 죽엽주도
못 마시고 가버렸소

자, 우리라도 마십시다

앉으시오

지금 어디 있소?

지상낙원에 간답니다

그게 어디오?

나도 물었더니 바다래요

그럼 못 찾겠군요

아마 그럴 거요

그럼..

잠깐! 3개월 후면 내
월병을 먹으러 올 테니

그때 한 번 들르시오

그땐 올 수 없을 거요

왜요?

무덤 속에 있을 테니까

육소봉, 또 휘말리게 됐군

난 배 멀미가 심해

5백 냥을 괜히 받았냐?

많이 실으면 배가 안정되서
꼭 안탄 것 같다구

멀미하면 도로 내놔

내가 언제 받은 돈 돌려주는 것 봤어?

짐만 실으면 부상국에 갈 수 있어

거기 여자들은 너무 상냥해서

남편이 외출하고 돌아오면
발을 씻긴다며?

그게 좋으면 멀리 갈 거 없이
내가 소개해줄게

지상천국이 따로 없을 거야
가면 나오기 싫을걸?

네 여우굴에 가라고?

역시 똑똑해 그래서 내가 좋아하지

사람 많은 덴 싫어
편히 쉬고 싶다구

그건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울걸?

그럴까?

5백 냥 걸고 내기하자

가자, 시간 없어

서둘러라!

-나리, 어서 와요
-잘 있었냐?

몰라요

-물 가져와
-네

같이 앉아도 되겠소?

안 돼

어째서?

싫으니까

싫다면 관둬, 저기 가서 앉자

계란과 물만 먹는 이상한 놈이야

술이랑 안주 가져올게, 기다려

고기를 내왔어요

드세요

넌..

여자를 때려?

이놈!

가자

안 다쳤어?

미안해

낭자, 아까 그 사람은요?

방에 갔어요

아는 사이요?

몰라요

수염이 꼭 눈썹처럼 생겼네요

특이하긴 하죠
참, 그 사람은 누구요?

괴상한 사람이요

근데 이름은 멋져요, 악양!
산악의 악, 해양의 양이죠

정말 근사하군요

사람도 그럴까요?

그를 죽이려는 사람이 있어요

고기 먹을래요?
좋아하는 남자한테만 주는데..

자야겠소

탕이라면 좀 먹을까

무슨 짓을 하고 다녔길래
이렇게 원수가 많지?

살고 싶으면 남의 일에 신경 쓰지마

언제 들어왔지?

당신이 못 볼 때

왜 왔어?

같이 자려구요

난 내가 좋아하는 여자랑만 자

그럼 좋아하세요

특이한 반점이군

맘에 들어요?

별로야

참, 왜 악양에게 안 갔지?

당신 수염이 더 맘에 들어서요

영광이네

우육탕을 끓여왔어요

기억력이 꽤 좋군

요리를 잘하나봐

네, 내 우육탕은 일품이에요

그럼 우육탕이라고 부를게

맘대로요

자, 먹어요
맛있을 거예요

왜 웃죠?

악양이 밀쳐낸 게 이 탕이라면
통곡했을 거 아냐

안 먹을 거예요?

그럼 어쩔 건데?

안 먹으면 평생 후회할 거예요

어떻게 후회하나 궁금한데?

안 먹겠단 거군요

왜 날 무시하죠?
난 여기 기녀들과 달라요

왜 웃죠?

화내는 모습이 귀여워서

기억해두죠

날 건드리면 무사하지 못해요

누구냐!

무슨 일이지?

누군가 널 암살하려 했어

뭐 잘못 먹었냐?

잠 안 자고 헛소리는..

난 자야겠어

그래, 너라도 실컷 자라

계란 삶아 드릴까요?

-왜 계란만 먹지?
-원수가 많으니까

알긴 아는군

아까 그 사람 친구야?

아니

-바보는 아니네
-내 대형이야

노랭이 배를 타려면 다른 배 타

왜?

5백 냥을 주고 전세냈어

나도 5백 냥 냈어

노랭이, 대체 얼마나 받아 챙겼지?

몇 명 더 타도 안 가라앉아

같이 가면 말벗도 되고 좋지 뭘 그래

난 같이 가기 싫소

그건 자네들 일이지

짐 다 실었으니까
떠나기 전에 해결해

안 타면 4백 냥만 내줄 거니까
알아서 해

배 삯 5백 냥 줄테니까
다른 배를 타

싫어?

노랭이 말대로 가라앉는 것도
아닌데 왜 못 타게 하지?

타면 평생 후회할 테니까

그 말 자주 듣네

누가 그랬지?

우육탕이

무섭지 않나?

난 후회라곤 해본 적 없어

드세요

왜 이래요?

놔줘요

네가 알아서 해

뭘 말이야?

누가 독을 탔는지 안 궁금해?

안 물어도 알 것 같아

누구지?

너

그래도 양심에 걸려서
못 마시게 했잖아

나는 아니라잖아, 발 치워

치우라고?

그래

미쳤어? 왜 때려?

배상해, 어서

술이나 마셔요

부탁이 있어

뭔데?

내 곁에서 멀리 떠나

걱정 마, 배타면 만날 일 없어

외눈박이 어부 못 봤어?

죽었어

누구 없소? 도와 주시오

익사했나?

죽진 않은 것 같아

네가 죽인 거지?

누가 죽였다고?

너

나? 그렇게 누명을 씌우면
내가 골치 아파져

배를 타면 더 골치 아파질걸?

출항이다..

너도 탔어?

당신이 탔으니까

배에서도 밥은 먹을 거 아냐
난 요리 담당이야

노랭이는 어디 있지?

몇 명이 탔는지 알고 싶어?

안 먹으면 평생 후회하게 될 거야

날 건드리면 무사하지 못해

배를 타면 더 골치 아파져

수염 달린 놈이 시비 걸진 않았나?

아니

걱정하지 마, 별 놈 아니니까

알아

그리고 곧 사라질 거야

무슨 짓이야?
난 배 삯을 냈다구

배를 타면 후회한다고 했잖아

무슨 생각해?

나비모양 반점이었어
그녀일까?

주공을 뵈면 답을 해 줄거야
약속은 지키니까

빨리 뵙고 싶어

너에게 전하랬어
마지막 시험일 거야

왜 그래?

대형을 죽이래

말 안 해도 돼
우린 동문 사형제야

그러니까 말해줘야지

그럼 네가 죽어야 돼

정말 죽일 거냐?

후생?

후생..

어떻게 여기 있지?

여기 안 있으면 어디 있어?

여긴 어디지?
노랭이와 우육탕은?

알 거 없으니까
잔말 말고 어서 떠나

오고 싶어 온 게 아니라
표류되서 온 거야

가고 싶어도 못 간다

참, 네 대형이 죽었어

알아, 죽어도 싸

죽고 싶지 않으면 어서 가

거 참 예의 없네
어쨌든 난 못 가

손님에게 이러면 쓰나

무례를 용서해 주시오

괜찮소, 그냥 장난친 거요

그럼 됐소

넌 물러러가거라

네, 주공

참, 뭐 하나 물읍시다

말하시오

배에 있던 사람들은
모두 이 섬에 있소?

여긴 대체 어디죠?

즐거운 곳이죠

비린내가 심한데 목욕부터 하고
구경하는 게 어떻겠소?

좋은 생각이오, 갑시다

자..

경치가 아름다우니 마음껏 둘러보게

수염이 눈썹 같군요

다들 그러죠

난 사만이에요

난 육소봉이오

알아요, 두 달이나 기다렸죠

날?

부채 가져가요

질문이 있소

해보게

다 저렇게 괴상합니까?

나도 말인가?

당신은 여기 주인이죠?

악양이 당신 수하란 건 알겠는데

자기보다 무공이 못한 사람을
왜 데리고 있는 거요?

이 곳 사람은 다 쓸모가 있네
자네 역시도!

때가 되면 알 걸세

자, 어서 들게

다 소고기군요
소가 돼지보다 많나보죠?

딸이 좋아해서 특별히 마련했네

따님이요?

고개를 돌려 보게

아는 사이지?

지금 보니 모르는 사람 같은데
저쪽은 알아보겠군요

일찍 자라니까 왜 나왔냐?

사람들이 왔다 길래
오빠 소식이 있나 해서요

글쎄..

날 잊진 않았을 거예요

내일 알려주려고 했는데..
네 말대로 선물을 보냈더구나

어서 가져와 봐

네, 공주님

자, 어서 걸어

돈 놓고 돈 먹기..

비싼 술은 다음 날 아침도
머리가 안 아프지

없어질 머린데 웬 걱정이지?

어서 걸어..

판돈이 얼마요?

만 냥이오

그건 너무 적지

2만 냥으로 올립시다

좋아, 화끈하군

와! 제일 높다..

자, 다들 봤죠?

어떻소? 다시 붙겠소?

물론! 대신 내가 하겠소

열어봐요

하나가 부서졌으니 내 차례요

두 개가 부서졌으니 내가 이긴 거요

누가 내뺄까 봐?
가져가시오

돈 없으면 어서 꺼지시지

내가 주지

돈 걱정말고 계속 하게

돈을 빌려주는 대신 조건이 있네

그게 뭔데요?

나중에 내가 부탁을 하면
꼭 들어주게

할 거요?

이거 말고..

이걸로 합시다

그건..

-와, 6이다!
-봤죠? 제일 높은 거요!

돈을 몽땅 잃었군

내일 또 하면 되지

내가 살아있는 한 기회는
얼마든지 있소

당신이었군

내 돈..

다행이다

왜 죽이려고 하지? 원한 있어?

알 것 없다

내가 잘못한 거 있어?

물론이지

착각한 거 아냐?
난 미인은 안 건드려

네가 분명해

관둬, 다 정상이 아니니까
우육탕 손에 죽는 것보단 낫지

자, 어서 죽여

죽이라니까 왜 울어?

향기 죽이는군

이 보물 좀 봐

12연환국에서 잃어버린 표물이잖아

이건 황궁의 보물인데..

이건 노랭이가 실은 불상이고..

응노칠의 수하 응갈통이잖아?